詩 (23)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 호 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 바닥에 대하여 바닥에 대하여 정호승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 정호승 수선화에게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 정호승의 산산조각 산산조각 - 종호승 룸바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머룻바닥에 떨어져 산산 조각이 났다 팔을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 춘야안도이원서 春夜宴桃李園序(춘야연도리원서) - 李白(이백) 夫天地者 萬物之逆旅 光陰者 百代之過客 부천지자 만물지역려 광음자 백대지과객 무릇 천지란 만물의 여관이요, 시간은 오랜 세월을 거쳐 지나가는 나그네라 * 逆旅(역려) 여관 * 光陰(광음) 빛과 그늘, 곧 낮과 밤. 시간, 세월. 而浮生若夢 爲歡幾何 古人.. 귀전원거 歸田園居 -陶淵明 種豆南山下(종두남산하) 콩 씨를 남산 아래 심으니 草盛豆苗稀(초성두묘희) 잡초만 무성하고 싹은 드물구나 侵晨理荒穢(침신이황예) 새벽녘부터 잡초를 뽑고 帶月荷鋤歸(대월하서귀) 달빛에 호미 메고 돌아오네 道狹草木長(도협초목장) 좁은 길 초목이 무성하니 夕露沾我衣(석로첨.. 헌사 아르테미스 - 오장환 헌사artemis 마귀야 땅에 끌리는 네 검은 옷자락으로 나를 데려가거라 늙어지는 밤이 더욱 다가들어 철책 안 짐승이 운다. 나의 슬픈 노래는 누굴 위하여 불러왔는냐 하염없는 눈물은 누굴 위하여 흘려왔느냐 오늘도 말 탄 근위병의 발굽 소리는 성 밖으로 달려갔다. 나도 어디쯤 조그만 카폐 안에서 자.. THE last train- 오장환 저무는 역두에서 너를 보냈다. 비애야! 개찰구에는 못 쓰는 차표와 함께 찍힌 청춘의 조각이 흩어져 있고 병든 역사(歷史)가 화물차에 실리어 간다. 대합실에 남은 사람은 아직도 누굴 기다려 나는 이곳에서 카인을 만나면 목놓아 울리라. 거북이여! 느릿느릿 추억을 싣고 가거라. 슬픈으로 통하는 모..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