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3)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독 - 백석 고독 - 백석 나는 고독과 나란히 걸어간다 휘파람 호이호이 불며 교외(郊外)로 풀밭길의 이슬을 찬다 문득 옛일이 생각키움은 ― 그 시절이 조아졌음이라 뒷산 솔밭 속의 늙은 무덤 하나 밤마다 우리를 맞아 주었지만 어떠냐! 그때 우리는 단 한 번도 무덤 속에 무엇이 묻혔는 가를 알려고 해 본 적도 .. 고야 (古夜) - 백석 古夜 백석 아배는 타관 가서 오지 않고 산(山)비탈 외따른 집에 엄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 뒤로는 어느 산(山)골짜기에서 소를 잡아먹는 노나리꾼들이 도적놈들같이 쿵쿵거리며 다닌다 날기멍석을 져간다는 닭 보는 할미를 차 굴린다는 땅 아래 고래 같은 기와집에는 언제나.. 귀거래사 (歸去來辭) - 도연명 歸去來兮(귀거래혜) 돌아가자! 田園將蕪胡不歸(전원장무호불귀) 논밭 장차 황폐해지거늘 어이 아니 돌아가리. 旣自以心爲形役(기자이심위형역) 지금껏 내 마음 몸의 부림 받았거니, 奚惆悵而獨悲(해추창이독비) 어찌 홀로 근심에 슬퍼하고 있는가? 悟已往之不諫(오이왕지불간) 이미 지난일은 돌이킬 .. 두보 - 강촌 江忖 淸江一曲抱村流(청강일곡포촌류)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自去自來梁上燕(자거자래양상연)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老妻畵紙爲棋局(노처화지위기국)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갱하구) 맑은 강 한 굽이 마을을.. 오장환 - 불길한 노래 (헌사) 불길한 노래 오장환 나요. 오장환이요. 나의 곁을 스치는 것은 그대가 안이요. 검은 먹구렁이요. 당신이요. 외양조차 날 닮엇으면 얼마나 깃브고 또한 신용하리요. 이야기를 들리요. 이야길 들리요. 비명조자 숨기는 이는 그대요. 그대의 동족뿐이요. 그대의 피는 검어타지요. 붉지를 않고 검어타지요. .. 오장환 - 상렬 喪 列 오장환 고운 달밤에 상여야, 나가라 처량히 요령흔들며 상주도 없는 삿갓가마에 나의 쓸쓸한 마음을 실고 오날 밤도 소리없이 지는 눈물 달빛에 젖어 상여야 고웁다 어두운 숩속 두견이 목청은 피에 적시여...... 詩人春秋 1938년 1월호 백석 - 흰 바람벽이 있어 흰 바람벽이 있어 - 백 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十五燭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샷쯔가 어두운 그림자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가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