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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사 아르테미스 - 오장환

헌사artemis

 

마귀야 땅에 끌리는 네 검은 옷자락으로 나를 데려가거라

늙어지는 밤이 더욱 다가들어

철책 안 짐승이 운다.

 

나의 슬픈 노래는 누굴 위하여 불러왔는냐

하염없는 눈물은 누굴 위하여 흘려왔느냐

 

오늘도 말 탄 근위병의 발굽 소리는 성 밖으로 달려갔다.

 

나도 어디쯤 조그만 카폐 안에서

자랑과 유전( 遺傳)이 든 지갑 마구리를 열어헤치고

만나는 청년마다 입을 맞추리

 

충충한 구름다리 썩은 은기둥에 기대어 서서

기이한 손님아 기다리느냐

붉은 집 벽돌담으로 달이 떠온다

 

저 멀리서 도 이 가까이서도

나의 오장에서도 개울물이 흐르는 소리

스틱스의 지류인가 야기(夜氣)에 번적거리어

이 밤도 또한 이 밤도 슬픈 노래는 이슬비와 눈물에 적셔졌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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