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공산품이 아니고 공예품이다.
흔히 먹을 틀에 찍기 때문에 공산품으로 아는 경우가 있지만 먹은 철저한 공예품이다.
원료의 채취부터 따지면 수십만번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먹제조 공정만 해도 몇만번의 손길이 있다.
중국의 천공개물이나 조선의 고사촬요등에 기록된 것만 봐도 30,000번이상 먹을 찧고 밝아서 먹을
만든다고 나온다.
먹을 떡에 비유하면 같은 쌀가루지만 대충 버무려 시루에 넣고 찌면 시루떡이고 시루에 찐 떡을 떡메로
처데서 만들면 찰떡이 되듯이 먹도 대충 버무려 만들면 싼먹이고 사람이 수 만번 쳐데서 만들면
고급먹이 된다.
먹은 많이 쳐데면 처델 수록 먹의 입자가 고와진다.
자갈만한 입자에서 모레만한 입자로 만들어지면서 아교와의 교반도 골고루 된다.
입자가 곱다는 것은 먹의 중요한 요소이다.
첫째, 먹을 벼루에 갈기가 쉽다.
둘째, 먹의 분산성이 좋다.
셋째, 종이에 흡수성 좋다.
넷째, 먹의 수명이 오래간다.
기타 여러가지 요인이 있어 먹은 수 만번 처데서 만들수록 좋은 먹이 된다.
하지만 먹을 마냥 처델수가 없다.
먹은 아교로 만드는데 아교가 식으면 굳어서 먹이 반죽이 되질 않는다.
아교가 5도씨 이하면 겔화가 이루어져 뭉처지기 때문에 보온을 하면서 반죽을 해야되고 빠른시간내에
반죽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물정 하다보면 먹이 굳어서 반죽이 되질않아 모두 버려야 한다.
반죽이 된 먹은 다시 소량으로 무게를 달아서 먹을 만드는데 이때도 열을 빼기면 않된다.
최대한의 보온을 하면서 빠르게 작업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틀에 찍는 것이다.
손으로 쪼물딱 쪼물딱 만질 시간이 없다.
손으로 빗어서 만들려면 그 모형을 머리에 숙지하고 순간에 만들어야 한다.
간혹 내가 만든 먹중에 손으로 만든 먹을 보고 다소 모양의 조잡성을 거론하는 작가도 있다.
참 .. 화가 난다.
재료의 대한 지식의 무지함이 오해를 낳는 것이다.
먹은 1분~2분 정도의 시간에 완성되야 한다.
정말 짧은 시간에 창조되는 예술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재료에 대한 오해는 미술 조각에서도 나오는데 이태리의 조각품을 보면 다비드상이나 기타 여러
조각상의 섬세한 묘사와 디테일한 표현에 감동 하면서 우리의 불상이나 석탑을 보곤 섬세함이
없다고 한다.
재료학의 무지다.
이태리의 조각은 칼로도 긁어지는 대리석이고 우리의 석불과 석탑은 화강암으로 망치와 정으로
쪼아야만 되는 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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