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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먹

비인마묵 묵마인

 

非人磨墨  墨磨人 (비인마묵 묵마인)

소동파가 한 말이다.

먹을 가는 느낌이 얼마나 좋았으면  "내가 먹을 갈은게 아니라 먹이 나를 갈았다" 라는

뜻이다.

이 한마디가 서예와 그리고 먹을 정의한 말이다.

요즘은 서예가가 먹을 갈지 않는다.

편리한 먹물을 사서 쓰기에 먹을 갈지 않는다.

 그러면서 서예치료를 논하고 있다.

서예를 하면 소근육이 발달되고 바른 서예자세와 한자는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 서예치료를 얘기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고 사실이지만 이는 설득력이 약하다.

 예전에 APM ( art program market )이라는 우리나라의 예술 프로그램이 한군데 모여서 자신의 프로그램을 소비자에게

파는 일종의 시장이 있었다.

여기 참가 프로그램은 사전의 문광부 공모로 선별해서 참여가 된 것이다.  

이때에 참가한 프로그램을 보면 요리는 물론 바느질 빨래도 등장했고, 다  소근육 발달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art is life"  삶 자체가 예술이다.

 우리가 산다고 하는게 예술이고 치료인데 서예가 치료가 된다고 하는 것은 미술,음악,인지,감각,등의 치료에 비해

설득력이 약하다.

"일하는것이 도를 딱는 것이다"라는 일본의 근대 철학도 있다.

흔히들 "먹가는게 도 딱는 일이다" 라고 빈정되는 말이 있다.

 이는 사실이다.

도를 딱는게 아니라 병을 치료한다.

얼마전 같이 그림을 배우는 분 중에서 같이 먹을 갈다가  말고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옛날에 선인들은 먹을 갈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묻기에 나는 지금에 우리와 똑 같은 생각을 했을꺼라고  대답했다.

먹을 갈면서 어제 일을 생각하기도 하고 과거의 잘못을 떠올리기도 하고....

오만 잡생각을 할 것이라고....

하지만 먹을 갈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을 내려놓게 된다고....

그저 무념 무상의 상태로 먹을 갈게 되며 삶의 무게를 잠시나마 내려 놓게 된다.

이것이 치료다.

실제로 암환자가 먹만 갈다가 병이 치료된 됐다고 한다.  

내가 왜?  아니 나만 왜?

이제 뭐 좀 할 것 같은데 암이라니!!!

한동안 화도 나고 오만 잡 생각에 40년 넘게 써 온 서예가 되질 않아 벼루에 먹을 갈고

다 갈면 버리고, 또 다시 먹을 갈고....

그런데 암이 치료 됐다고 한다.

물론 같이 항암치료도 받고 다른 모든치료를 병행했지만

본인은 먹으로 치료가 됐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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