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다른 이름 “솔”은 “수리” 즉 으뜸이라는 뜻을 가진 말에 기원한다. 또한 사철 꿋꿋이
변함없이 푸른 모습은 나라에 있어서는 충신, 집안에 있어서는 효자의 모습을 상징해 왔다.
그래서 나라를 지키고 집안을 일구는 일꾼이 되라고 아들을 낳으면 선산에 소나무를 심었다고
합다. 이렇게 심어진 소나무는 아들이 나이를 먹어 명을 다하게 되면 그 아들과 함께 땅속에
관이 되어 묻혔다. 소나무와 함께 태어나 소나무와 함께 생을 마치는 것. 유럽의 문화를
“오크(oak) 문화”라 하고, 지중해의 문화를 “올리브(olive) 문화”라고 한다면 한국의 문화는
소나무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조선 시대에 그러했다.
육송은 나무의 수피가 유독 붉어 적송이라고 불리우는데 사실 적송은 일본식 이름이고
육송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조상들이 부르던 이름이다. 수피가 붉은 이런 소나무가 주로
내륙 지방에서 자라는 종자라서 육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데 이에 반해 해송이라는
이름은 주로 해안 지방에서 자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해송 역시 일본식
이름이고 해송은 곰솔이라고도 불리운다.
소나무 중 경상북도 청송과 춘양 자방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중곰솔이 있다. 중곰솔은
춘양목(春陽木)이라고도 하는데 잎 횡단면의 해부학적 구조가 소나무와 곰솔의 중간형이라고
한다. 솔방울은 곰솔과 같으나 종자는 소나무보다 약간 둥글고 색이 같은 점 등으로 보아
두 종 사이의 자연잡종으로 보이는 종자다. 중곰솔은 성장이 더디어 목재의 질이 우수하고
송진 함유량이 많고 옹이가 없어 건축재와 관재로 쓰여졌다. 특히 궁궐의 목재로 양반들의
관재로 많이 쓰여졌다. 조선 시대에는 궁궐의 재목을 공수하는 소나무를 키우는 산을 금산
또는 봉산으로 지정해 관리해 왔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금산은 안면도
휴양림의 소나무 숲이다.
소나무에서만 나타나는 송이 버섯, 소나무가 죽은 후 그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이라고 하는
버섯, 송진이 땅 속에서 오래되어 만들어지는 호박, 소나무 태운 재로 만드는 먹, 소나무의
꽃가루를 모아 만든 다식, 소나무잎을 깔고 쪄먹는 송편, 청자나 백자 같은 고급 자기를
굽는데 쓰이는 소나무 장작 등 소나무는 서민에게나 양반에게나 많은 사랑을 받아온
나무다. 소나무, 곰솔, 잣나무, 눈잣나무, 섬잣나무는 우리나라 소나무의 5개 자생종이다.
황무지에 일년생 풀, 여러 해살이 풀 등이 들어와 땅을 일구어 놓으면 싸리 나무나 찔레
같은 관목이 자리를 잡고 땅을 안정화시키게 된다. 그러면 소나무는 땅이 안정되고
큰나무가 없어 햇볕이 좋은 이런 곳에 자리를 잡고 점차 숲을 이룬다. 뿌리가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영양분을 분해시켜주는 공생균이 뿌리에 있기 때문에 소나무는 자기끼리
모여 살아야 잘 살 수 있다. 소나무가 부근에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도록 잎을 두껍게
쌓아 놓거나 송진을 분비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소나무는 자기들의 자식도
자라지 못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어린 소나무를 키우지 않으므로 대부분 한 세대로 숲이
끝나게 된다. 그러고 나면 참나무같이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들이 들어오게 되면서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모습의 숲이 형성되는 것이다.
소나무가 주는 좋은 점은 소나무의 솔잎과 송화가 음식에 들어가서 우리 몸을 좋게 해줄 뿐만
아니라 맛도 돋구어 준다. 소나무의 특징은 옛날에 사람들이 소나무가 공기를 맑게 해주어서
소나무가 있는 숲은 공기가 무척 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