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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없어진다...

지금 대학교에 서예과가 없어져 가고 있다.

이를두고 여기저기 서예카페에서는 폐강을 막는 서명운동과 여론형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를 탓 할 노릇이 아니라 서예인 모두가 행해 온 결과이다.

자기 스스로 발등을 찍은 결과이다.

서예를 서여기인(書如其人)이니 서예치료니 하면서 인격수양의 방편으로 떠들어 오면서

정작 서예를 업(業)으로 하는 사람들 조차 서예를 글쓰기 재주로 만들어 왔다.

이를 증명해 주는 것이 지금 캘리그라피 학원이다.

서예가 아니라 글짜 그대로 손글씨다.

재료나 도구의 구애도 받지않고 형식의 구애도 없이 글씨의 디자인만 강조해서 이는 POP와도

같아 졌다.

어쩌면 예전에 많았던 펜글씨 학원과도 같다.

또한 서예인이라면서 글씨 작품값이 너무 형편 없다고 하면서 그림은 한 호당 엄청난 가격을

받는데 서예는 그렇지 못하다고 탄식을 하고 있다. 

나는 이 모든 서예인에게 묻고 싶다.

아니 정말 모르겠냐고 따지고 싶다.

당신은 자기만의 먹색을 위해서 몇날 몇일 먹을 갈아 봤냐고?

어떤 물에서 가장 먹색이 고왔는지?

그냥 시중의 먹물을 사다가 접시에 붓고 붓으로 찍어 쓰면서 작가의 생각과 내공이 들어 있다고

비싼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화선지에 써놓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선지를 구겨 던지면서...

한 작품을 위해 몇달을 몇년을 고생하면서 먹색을 찾고 먹을 갈아 왔는지 묻고 싶다.

붓을 잡고 글쓰는 행위 자체가 수양이고 치료라 하면 이는

세상 모든 사람을 비웃는 행위다.

자수는 어떤가?  서예보다 더 집중을 요하고  요리는 또한 어떤가?

집을 짖는 목수도 운동을 하는 운동선수도

모두가 고수가 되면 그 인생 자체가 수양이다.

그 잠시 먹을 가는 시간이 귀찮고 아깝다면 이는 서예가 아니다.

먹을 안가는 이가 수양을 논하고 치료를 논한다면

이는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욕하는 꼴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 이듯이

나는 바빠서 그러니 이해하라는 얘기는 정말 언어 도단이다.

그꼴이 지금 서예가 없어지는 행태다.

편리를 따진다면 서예를 논하지 마라.

기(氣) 논하지 말고 글쓰는 재주가 조금 있다고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

먹을 갈지 않으니 겸손이 없다.

자신을 가는 희생도 없다.    

오직 상대를 죽여야 하고 세상을 하대하면서

자기만이 고매한 인물인양 하고 있다.

서예가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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