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령조 3 / 김춘수
지귀야,
네 살과 피는 삭발을 하고
가야산 해인사에 가서
독경이나 하지.
환장한 너는
종로 네거리에 가서
남녀노소의 구둣발에 차이기나 하지.
금팔찌 한 개를 벗어 주고
선덕여왕께서 도리천의 여왕이 되신 뒤에
지귀야,
네 살과 피는 삭발을 하고
가야산 해인사에 가서
독경이나 하지.
환장한 너는
종로 네거리에 가서
남녀노소의 구둣발에 차이기나 하지.
때마침 내리는
밤과 비에 젖기나 하지.
오한이 들고 신열이 나거들랑
네 살과 피는 또 한 번 삭발을 하고
지귀야,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걀의 마을에 내리는 눈 - 김춘수 (0) | 2009.11.07 |
---|---|
타령조1 - 김춘수 (0) | 2009.11.07 |
능금 - 김춘수 (0) | 2009.11.07 |
도취의 피안 - 김수영 (0) | 2009.11.07 |
고독 - 백석 (0) | 2009.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