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의 산산조각

취묵향 2011. 12. 3. 17:21

산산조각 - 종호승

 

룸바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머룻바닥에 떨어져 산산 조각이 났다

 

팔을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