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hansm님의 먹 강의(4)
오늘은 먹과 먹물의 차이점에 대해서 얘기 하겠습니다.
여기서 먹물이라 함은 시중에서 파는 먹물을 얘기 하는 것입니다.
먹과 먹물은 재료에서 차이가 많습니다.
먹은 카본과 아교가 주 원료이지만
먹물은 카본과 PVA라는 합성수지가 주원료 입니다.
합성수지는 비닐계 접착제로 굳으면 비닐제품 같이 되지요.
먹물을 사용하고 붓을 빨지 않으면 붓이 딱딱하게 굳는 것은 이같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먹은 동물성 단백질인 아교로 만들어져서 붓이 굳지 않고 뭉쳐 있는 붓도
갈은 먹물에 담궈두면 쉽게 풀립니다.
먹물을 처음 개발할때 먹물이 썩는 문제로 여러가지 문제가 많이 발생해서 썩지않는
고착제로 합성수지를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물과 고분자인 합성수지와의 친수성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화공약품이 들어 갑니다.
즉 먹만큼 물과 친하지 않기 때문에 번짐에 차이가 많습니다.
(발묵은 번짐의 표현효과중 하나 입니다)
일본말로 니지미 라고 하는데 한글로는 번짐이라고 하지만
두가지 언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니지미 라면 붓이 지나간 자리에서 끝까지 단계적으로 먹색이 엷어져서 번지는 것이고
우리말의 번짐이라면 붓간 자리에서 끝까지 두리 뭉실하게 같은 색으로 번진 것을 말합니다.
먹은 니지미를 표현할 수 있지만 먹물은 표현할 수 없습니다.
수묵화를 하시는 여러문들은 물의 농도 조절로 발묵을 표현할때
이 차이를 경험했을 것입니다.
먹이나 먹물이 썩으면 구린내가 나지만 구린내가 나지 않아도 붓으로 썼을때
붓간 자리에서 물만 번져 나가는 것은 이미 썩고있는 것입니다.
썩었기 때문에 접착력이 떨어져 카본분자를 달고 나가지 못하고 물만 빠져 나가는 것입니다.
좋은 먹을 곱게 갈면 먹분자가 곱게 나와서 번짐 또한 곱고 끝까지 나옵니다.
그리고 먹과 먹물은 수축력의 차이가 있습니다.
먹보다 먹물이 점도가 강해서 마르면 종이가 더 많이 쪼그라 듭니다.
비단이나 천에 작업을 할때는 먹물로 하면 고정시킨 부분이 찢어질 정도로 수축됩니다.
염색을 할때도 먹물로 하면 천이 뻣뻣해 져서 곤란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하고 다음엔 먹과 벼루에 관해서 쓰겠습니다.